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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도 중요한 능력이 된다.
엔학고레 소통아카데미
정경호 박사
우리는 평소 누구의 말을 잘 듣고 따르는가?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이야기하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기괴한 내용들을 제외하고 순순히 믿음을 갖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즉, 메시지(내용)가 아니라 오히려 메신저(사람)의 영향력이 크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회사에서 능력 있는 임원일수록 직원들에게 적절한 유머를 자주 사용하여 회의 중에 적대감을 해소하고 긴장도를 낮춰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미국의 한 대형 식음료회사에 근무하는 스무 명의 남성 임원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우선 이 회사임원의 절반은 성과적으로 뛰어난 임원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평범한 임원이었다고 한다. 연구의 구체적인 방법은 두세 시간 정도 인터뷰를 하면서 임원들의 유머성 발언의 빈도수를 측정하는 것이었는데, 평범한 임원은 시간당 7.5회의 유머성 발언을 한 반면 뛰어난 성과를 내는 임원들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7.8회의 유머성 발언을 하였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임원들의 연봉이 사용한 유머의 횟수와 정비례했다는 것이다. 유머 감각이 뛰어날수록 월급봉투도 두둑했던 것이다.
세계 1위 헤드헌팅 그룹인 미국 로버트 해프 인터내셔널에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97퍼센트가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상사보다 직원에게 웃음을 주는 상사를 더 잘 따르는 경향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한국의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머가 풍부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항목에 대해서 설문 참여자 631명 중 50.9퍼센트가 ‘그렇다’, 26.5퍼센트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유머(Humor)의 어원은 ‘인간의 뇌에 흐르는 좋은 액체’ 혹은 ‘물속에서 움직이는 유연한 성질을 가진 물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경직된 분위기를 유연하게 풀어주는 표현이나 요소’라고 정의할 수 있다. 참고적으로 유머(humor)와 개그(gag)의 개념은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개그는 상대방을 웃기기 위해 끼워 넣는 즉흥적인 대사나 우스개를 뜻하며, 상대방을 웃기는 것이 개그의 유일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머는 익살과 해학 등 삶의 희로애락이 적절히 뒤범벅된 익살스러운 농담으로 ‘감동이 흐른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가톨릭 사제이자 고생물학자인 테야르 드 샤르댕은 ‘유머’가 남을 웃기는 기술이나 농담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유머는 한 사람의 ‘세계관 문제’라고 이야기하였다. 즉, 유머는 앞에서 왁자지껄 웃다가도 어느 순간 씁쓸한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는 것이다.
유머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하고 긴장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소위 익살과 해학으로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활력소이자 윤활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소개팅이나 미팅 자리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사람은 유머가 있는 사람이다. 물론 모두가 처음에는 잘 생기고 이쁜 사람에게 눈이 가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끄는 사람에게 호감이 생긴다. 그 사람과 있으면 긴장하기보다는 편안하고 즐거울 것 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머를 잘 구사하는 사람은 유쾌하다는 느낌을 준다. 이야기 듣는 게 즐겁고, 자신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매순간 적절한 유머는 어쩌면 직장생활에 있어 가장 유용하고 중요한 도구일 수 있다.
‘강한 바람이 아닌 따뜻한 태양이 옷을 벗기듯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유능제강 柔能制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