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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제갈량보다 한 명의 갖바치가 낫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위대한 기업의 공통점은 다양성이었으며 조직 내 협업이 어려워지면 기업의 존속은점점 어려워질 것이라 주장하였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조직 내 소통의 문제를 기업의 단순한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부르짖었다. 그는 리더와 팔로워,부서 간 자유로운 협업이 일어나지 못하는 기업은 10년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영국의 베어링 은행 사태는 구성원의 불통과 불협이 거대기업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유명한 예화다. 1995년2월 27일,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투자은행인베어링 은행은 한 직원의 독선으로 인해 도산했다. 스타 펀드 매니저였던 니콜라스 레슨은 성과를 위해서는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직원이었다. 성과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협업과 소통 없이 그의 전횡은 묵인되었다.그는 시장을 잘못 판단하여 무모한 투자를 했으며 오판을 거듭해 233년이나 된 조직을 파산으로몰고 갔다. 1762년에 설립되어 <80일간의 세계일주>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은행은 단돈 1파운드에매각되고 말았다. 개인의 오만함이 조직의 패망을 결정지은 것이다.
최근 많은 회사들이 협업을 강조하지만,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부터 쉽지 않다. 커뮤니케이션 단절에서 시작해협업이 가로막히면 단순히 두 개 부서만의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다. 휴대용 오디오 워크맨으로 성공했던 소니가 왜 아이팟과 같은 히트 상품을 만들지 못했는지에 대한답도 여기에 있다. 소니는 각각의 사업부가 독립적으로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주었다. PC는 바이오 컴퍼니가, 워크맨은 오디오 컴퍼니가 담당했다. 그들은 각각의 기술로 비슷한 뮤직 플레이어를 따로 내놓았지만 아이팟에는 못 미쳤다. 음원 서비스 쪽으로는 소니뮤직을 가지고 있었지만 협업되지 않아 온라인 뮤직 서비스로도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그들의 문제는 사일로 효과(Silo Effect)로 명명될 수 있다. 사일로는가축 사료나 곡식 등을 저장하는 원통형의 독립된 창고인데 경제계에서는 조직 내에서 타 부서의 일에는 무관심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사업부별상호 배타적 현상을 말한다. 소니가 각 컴퍼니의 다양한 기술과 인재가 한데 모여 소통하고 협업하도록기회를 주었다면 어땠을까? 세계의 MP3, 온라인 뮤직 시장은지금과 다른 구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사일로 현상을 타파하지 못했던 소니 등 일본 전자회사들은 이후장기간 불황을 겪어야 했다.
조직 내 다양성과 협업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창의력과상상력 그리고 정보의 가치를 향상시킨다. 각 부문이 서로 아이디어를 모아서 시너지를 발휘할 때 비로소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식 창출 기업>이란저서로 유명한 일본의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는 가장 혁신적인 제품 아이디어는 기업의 공식적인 보고서나 세미나, 업무보고, 회의 석상의 공식적 발언 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혀 연관성 없는 사람들이 사석에서 나누는말도 안되는 생각들, 잡담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동부대우전자의세계 최초 벽걸이형 드럼세탁기 ‘미니’의 아이디어 도출과설계에는 디자인팀과 기술팀의 협업이 있었다. 그들은 기존 세탁기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다가 빨래를꺼낼 때 허리를 굽혀야 하고 내부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불평했다. 그러자 누군가가 농담처럼 “아예 벽에 걸면 어떨까?”라고 말했고, 이에 착안하여 디자인팀과 기술팀이 함께 설계를 시작했다. 1년여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출시된 제품은 2013년 장영실상을 수상했고 지금까지 25만 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보여주며 4분당 1대 꼴로 팔리고 있다.
경쟁력이 강한 기업은 소속된 부서와 관계없이 어떤 구성원도이해할 수 있는 공통의 용어를 가지며 이 용어는 어떤 부문에도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를 위해서는부서 간 빈번한 접촉과 대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서로 다른 부문의 사람들이 접촉하는 기회를 마련하기위해서 널리 활용되는 시스템으로 임시 팀 제도나 태스크포스(TF), 프로젝트 조직 등이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부문의 사람들이 한 가지 구체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한시적으로 활동함으로서 협력과 협업의 경험을쌓고 이후에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비공식적 협업 경로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몽골 제국은 세력 확장 과정에서 더 나은 기술과학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점령지와 동맹을 맺어 자신의 힘으로 포섭했다. 로마 역시 정복 과정에서적을 모방하기 까지 하며 이민족의 장점을 흡수하였으며 각각의 민족에게 잘하는 분야를 맡겨 넓은 제국을 운영했다.외부인일지라도 능력이 있으면 황제 자리를 내주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뜻을 함께하여 협업함으로써로마는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다. 중국 속담에 ‘한 명의제갈량보다 세명의 갖바치(가죽쟁이)가 낫다’는 말이 있다. 기억하자! 우리모두를 합친 것보다 현명한 사람은 없다.
정경호
엔학고레 소통아카데미(www.enacore.co.kr) 대표.
한국표준협회(KSA) 경영전문위원, 한국생산성본부/한국HRD교육센터강사, 고용노동연수원 갈등조정 전문 교수로 활동 중이며 레퍼런스HRD성과관리*동기부여 스페셜리스트이자 PSI/AMA/베가컨설팅의세일즈*협상 전문강사이다.